속았다고 다 사기는 아니다 – 처분행위라는 요건
사기죄는 네 단계가 사슬처럼 이어져야 성립합니다. 그중 하나가 빠지면 다른 죄가 되거나 성립하지 않습니다.
네 단계
“ 기망행위 → 상대의 착오 → 처분행위 → 재물·재산상 이익의 이전 “
| 단계 | 확인하는 것 |
|---|---|
| 기망행위 | 사실과 다른 것을 말했거나 알려야 할 것을 숨겼는가 |
| 착오 | 그 때문에 상대가 잘못 알았는가 |
| 처분행위 | 상대가 스스로 넘겼는가 |
| 이전 |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이 실제로 옮겨졌는가 |
세 번째가 이 글의 주제입니다. 나머지가 갖추어져도 여기서 갈립니다.
처분행위란 무엇인가
피해자가 착오에 빠진 상태에서 자기 의사로 재산을 넘기는 것입니다. 넘긴다는 인식이 필요하고, 그 인식이 없이 빼앗긴 것이라면 사기가 아닙니다.
- 속아서 계좌로 송금했다 — 처분행위가 있습니다
- 잠깐 보여 달라고 해서 건넸는데 그대로 가져갔다 — 넘긴다는 인식이 없었습니다
- 화장실에 간 사이 가져갔다 — 처분행위 자체가 없습니다
두 번째와 세 번째는 사기가 아니라 절도 쪽으로 검토됩니다. 점유가 누구의 의사로 옮겨졌는지가 기준입니다.
그래서 조사에서 “어떻게 건네게 되었는지”를 정확히 진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같은 사실관계라도 이 부분의 설명에 따라 죄명이 달라집니다.
기계를 속인 경우
사람이 아니라 컴퓨터나 기계를 상대로 한 경우에는 착오와 처분행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기계는 속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별도의 조문이 있습니다. 형법 제347조의2는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권한 없이 정보를 입력·변경해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경우를 따로 정합니다.
| 상황 | 검토되는 죄 |
|---|---|
| 사람을 속여 송금받음 | 사기 |
| 타인 명의로 계좌이체 | 컴퓨터등사용사기 |
| 타인 카드로 현금을 인출 | 절도 쪽 — 현금은 재물입니다 |
세 번째가 자주 오해되는 부분입니다. 이익이 아니라 물건을 가져간 형태이면 조문이 달라집니다.
제3자를 거친 경우
피해자와 처분한 사람이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처분한 사람이 피해자의 재산을 처분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는지가 검토됩니다. 그 지위가 없었다면 처분행위로 보기 어려워집니다.
왜 이 구분이 실익이 있나
죄명이 바뀌면 법정형과 절차가 함께 달라집니다.
- 적용 조문이 달라지면 형의 범위가 달라집니다
- 피해 회복의 상대방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 여러 죄가 함께 문제될 때 처리 방식이 달라집니다
기망행위 자체의 판단은 사기죄의 기망행위에, 고의의 판단은 편취의 고의는 무엇으로 판단하나에 정리했습니다.
성립하는 죄명과 처분은 사안에 따라 달라집니다. 위 구분은 실무에서 자주 쓰이는 기준을 정리한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물건을 보여 달라고 해서 건넸는데 그냥 가져갔습니다.
넘긴다는 인식이 있었는지를 봅니다. 잠깐 보여 주려고 건넨 것이라면 처분행위로 보기 어렵고 절도 쪽으로 검토됩니다. 어떤 말로 건네게 되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진술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카드를 주웠는데 이체와 인출을 둘 다 했습니다.
행위마다 따로 평가되므로 각각 다른 조문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무엇을 언제 어떻게 했는지 시점별로 정리해 두시는 편이 낫습니다.
처분행위가 없으면 무죄인가요?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을 뿐, 다른 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절도나 컴퓨터등사용사기처럼 다른 조문으로 검토되므로 무죄를 뜻하지는 않습니다.